8/22/14

황진국이 부릅니다. 백지영의 '총맞은 것처럼'

How to Make Casu Marzu(Maggot Cheese) by 진국

7/12/14

1/20/14

[Travelog] Montreal 01/13-01/15, 2014

친구들과 만나서 즐거웠던 뉴욕시티에서의 삼일. 집에 돌아오니 우체통 안과 현관 앞이 전단지와 고지서, 소포 등으로 미어 터지고 있다. 빌을 몇 가지 처리하고, 온라인 주문한 신발은 사이즈가 작아서 반송 준비, 그리고 집안 정리까지 마쳤지만 얼른 작업이 손에 잡히진 않는다. 그리하여 하염없이 인터넷 브라우징 시작. 특히 요 근래에는 여행지 검색이 심심풀이 이상이 되어 버렸다. 눈은 언제나 경치가 좋은 곳을 보고 있지만, 이미 한겨울인지라 날씨에 크게 영향받지 않는 도시가 나을 것 같다. 그리하여, 가깝고도 먼나라인 옆마을 캐나다가 물망에 올랐다. 

캐나다에서 두번째로 큰 도시인 몬트리올은 우리집에서 정북으로 258마일(4시간 43분) 떨어져 있고, 트래픽을 감안한다면 워싱턴 디씨에 가는 것보다 30분 이상 덜 걸린다. 그래, 몬트리올로 가는거야! 일단 장소가 정해지면 사실 준비할 것은 거의 없다. 중요한 건, 첫날 밤 묵을 숙소를 정하는 것 뿐인데, 비수기여서 저렴한 편이였다. 몬트리올 라틴 쿼터에 있는 7개 Unit의 소규모 호텔인데 세금 빼고 캐나다 달러 $89 다.

내일 아침 동틀 무렵 떠나서 오후면 도착할 수 있도록 6:30 AM 으로 출발 시간을 잡았다. 가방도 아침에 후다닥 싸면 그만이니 여유작작. 다만, 징굴의 "김밥 쌀까?"에 걸려 들어 밤늦게 까지 김밥을 말고 있어야만 했다. -_-  
 


덕분에 다음날 아침 예정보다 한시간 늦은 7:30 AM 에 출발….
87번 고속도로는 알바니(Albany- 뉴욕의 스테이트 캐피탈)를 지나자 급 한산해진다. 캐나다로 가는 사람들은 우리밖에 없는듯. 이윽고 샴플레인(Champlain)으로 나가는 미국에서의 마지막 출구인 43번 exit을 지나 캐나다 세관에 접어들었다. 





Downtown - Quartier Latin


Downtown caters to every taste, from the trendy Quartier Latin centered around rue Saint-Denis, to elegant rue Sherbrooke, where the Musee des Beaux-Arts de Montreal (1379-80 rue Sherbrooke ouest; 1 514 285 1600; fee) displays a world-class collection of historic and contemporary art. As if there weren't enough to see at street level, the Underground City offers some 18 miles (29 kilometers) of seamlessly linked pedestrian malls.
(Road Trip: Montreal, Canada, From National Geographic's Drives of a Lifetime Series, http://travel.nationalgeographic.com/travel/road-trips/montreal-canada-road-trip/)

[다운타운 안에 라틴 쿼터, 몬트리올 미술관, 예술의 전당 및 언더그라운드 시티 모두가 포함되어 있지만, 여행 경로상 라틴 쿼터만 따로 빼서 먼저 적었다.]

 

우리 숙소가 자리한 곳은 몬트리올 다운타운의 라틴 쿼터(Quartier Latin, Latin Quarter). 이름에서 이태리 여행중 접했던 쥬이시 게토(Jewish Ghetto)가 난데없이 떠올랐지만, 그런 빈민가와는 아무 상관이 없고, 작은 건물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주택가에 가깝다. 곧 검색을 통해 알게된 사실은 몬트리올의 라틴 쿼터는 소르본대학이 있는 파리의 라틴 쿼터에서 그대로 따왔다는 것. 이것 말고도 프랑스 파리에서 그대로 옮겨온 길 이름,  건물, 교회 이름 등이 몬트리올 곳곳에 있다. 
 



대학이 몰려있어 한 때 라틴어가 난무했던 교육지구를 의미하는 명칭 답게 몬트리올의 라틴 쿼터도 대학으로 둘러 싸여 있다. QUAM(Universite du Quebec a Montreal)은 국립대로 이 지역에 학교 건물의 대부분이 있고, 호텔 바로 뒷편은 퀘백 국립도서관(Grande Bibliotheque du Quebec) 이다. 라틴 쿼터 중심을 관통하는 루 상드니(Rue Saint-Denis) 길을 걷다보면, 홍대앞이 떠오르긴 하지만, 최대 유흥가로 변모한 홍대 보다는 규모나 분위기 면에서 연대앞이나 건대입구 정도라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오래 전 퀘벡 시티에서 봤던 벽화가 굉장했던 기억이 있는데, 몬트리올에도 수준 높은 벽화들이 곳곳에 보였다. 아파트 건물의 넓은 벽면이나 상점 입구등에 어김없이 예술적이거나 상업적인 벽화들이 그려져 있는데, 라틴 쿼터에 특히 많이 보였다.

 


Vieux-Montreal

The narrow, cobbled streets and solid, centuries-old buildings of Vieux-Montreal, the once fortified old city, offer endless amusement. A lively nightspot, by day its galleries, boutiques, and historic sites entice. The colorful Vieux-Port harbors historic Chapelle Notre-Dame-de-Bon-Secours (400 rue St.-Paul est), where sailors prayed before setting to sea.
Road Trip: Montreal, Canada, From National Geographic's Drives of a Lifetime Series, http://travel.nationalgeographic.com/travel/road-trips/montreal-canada-road-trip/)




루 상드니 길을 따라 몬트리올을 섬으로 만들어 주는 세인트 로렌스 강(Saint Lawrence River, Fleuve Saint-Laurent) 부근에서 올드 몬트리올(Vieux-Montreal)이 시작된다. 운치 있는 울퉁 불퉁 벽돌길(cobble stone)을 따라 뮤지엄, 아트 갤러리와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이 오래된 건물마다로 가득하고, 커다란 흰 말이 끄는 마차가 유유히 다닌다. 겨울철이라 인적이 드물긴 했지만 관광객들이 특히 많이 보이는 곳이었고, 멋진 건물과 그 입구의 예쁜 장식을 보느라 걷기만 해도 즐거웠다. 항구(Old Port of Montreal, Vieux-Port de Montreal)는 시간상 미처 돌아보지 못했다. 다시 오게 되면 올림픽스타디움과 식물원을 구경하고 몽로얄 산의 뒤쪽 마을에도 가본 뒤, 올드 몬트리올에서 꼭 저녁식사를 하고 싶다. 그 때는 메트로도 타볼 수 있겠지.

 


 

 Rue Des Artistes 라고 써진 골목으로 들어가니 버려진 낡은 건물이 재밌어서 몇 컷 찍었다. 여름에는 입구에 넓게 펼쳐진 쟈끄 까르띠에 광장(Place Jacques-Cartier)에 볼거리가 많을 것 같다.

 

 

 

 

Luminotherapie

 

호텔로 돌아가는 길, 광장같이 넓은 야외 전시장에 예술 이벤트인 루미오테라피(Luminotherapie)가 한창이였다. 그 너머로 보이는, QUAM대학 건물에 프로젝트 해 놓은 애니메이션 영상이 재미있다.

 

 

 

 


 

 


Mont-Royal


This generally walkable city can be divided into five sections. The first, named Mont-Royal by Cartier, offers lovely Parc du Mont-Royal, designed by Frederick Law Olmsted. A pilgrimage site, the magnificent Oratoire Saint-Joseph (3800 chemin Queen Mary; tel. 1 514 733 8211) boasts a massive copper dome and lofty views.

(Road Trip: Montreal, Canada, From National Geographic's Drives of a Lifetime Series, http://travel.nationalgeographic.com/travel/road-trips/montreal-canada-road-trip/)

 

 

몬트리올 한가운데 우뚝 솓아 있는 산이 있는데 그 산의 이름이 몽로얄(Mont Royal) 이다. Royal의 고어가 Real이여서, 거기에서 몬트리올(Montreal)이란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산이라고 하기엔 낮고 평평한 언덕같은 모양인데 월드컵 공원 옆 하늘공원에 올라 본 적이 있다면 그와 비슷한 느낌이다. 차량으로 오를 수 있는 구불구불한 도로와 경사면을 일직선으로 오를 수 있는 계단 산책로가 잘 구비되어 있는데 꼭대기에 멋진 산장이 있어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안개 때문에 산 아래로 보이는 장관일 것 같은 도시의 모습은 실루엣으로만 겨우 보였다. 신기한 건 도로가 온통 얼음으로 뒤덮혀 있는데도 불구하고 조깅하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고 지나갔다. 몬트리올 날씨 치고 비교적 따뜻한 오늘 야외활동을 즐기는 모양이다. 

 

 

 

산을 오르다가, 미리 준비한 샌드위치를 먹고 있으니 조심스레 누군가 다가왔다. 조그만 녀석인데 낯선 사람을 겁내지도 않는다. 몬트리올의 다람쥐는 뉴욕의 다람쥐보다 좀 더 황갈색에 귀여운 표정을 짓고 있다. 빵을 조금 떼어주니 주저없이 다가와서는 익숙한 자세로 바로 손끝에서 받아 먹는다. 징굴과 내가 샌드위치를 먹는 동안 다람쥐도 빵조각을 우물거리며 한동안 즐거운 식사시간.

 

 

 


 

 

몽로얄 산자락부터 다운타운까지의 일대는 큰 병원건물과 맥길(McGill) 대학의 건물들로 이어져있다. 몬트리올이 학생들이 공부하기 가장 좋은 곳으로 세계 10위 안에 든다고 하는데 지금껏 본 주변 환경을 보아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이 맥길대는 캐나다에서 지난 9년 동안 최상위를 유지하고 있는 명문대라고 한다. 그 사실을 알기 전에도 이미 캠퍼스를 오고가는 학생들의 표정과 눈빛을 보고도 좋은 학교임을 알 수 있었는데, 역시 동양인 학생이 많이 보인다. 미국에서도 명문대일수록 동양인 학생이 현저히 많다. 동양인으로서 자랑스러운 일이다.

 



 

 

Downtown


[다시 다운타운]

 


맥길 대학이 끝나는 쉘브룩 스트릿(Rue Sherbrooke) 선상에는 몬트리올 최대의 아트 뮤지엄(Montreal Museum of Fine Arts, musee des beaux-arts de montreal)이 있다. 특별전 외에는 모두 무료이며 길 건너 두개의 건물이 지하 통로로 이어져 있어서, 들어갔던 건물의 규모보다 더 큰 면적을 커버하게 된다. 그러므로 이상하게 피곤하다 생각되는 건 당연히 하나도 이상할 게 없는 것이다. 이번 방문에서 놀라왔던 건 세계적 규모의 뮤지엄에서 내가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의 작품을 보게 된 거다. 하나는 애니메이션을 공부했던 대학 동기의 작품이였고, 오래전에 사귀었던 사람의 대학선배 작품도 두 점이나 걸려있어서 관람하는 동안 반갑기도 하고 자극도 되었다. 

 

 

 

 

 

이누잇(Inuit) 인디언의 현대 조각물이 모여있는 방은 특히 기억에 남는데, 북극 동물의 뼈나 상아를 깎아 만드는 대신 구하기 쉬운 돌을 사용하였으며, 전통을 유지하며 현대의 주제를 포용하여 오랜 문화와 생활방식의 맥락을 이어가는 것이 인상깊었다. 

 

 

 

뮤지엄을 빠져 나오니 벌써 어두 컴컴하다. 다운타운의 최대 번화가인 생 까트린 스트릿(Rue Sainte-Catherine)을 따라 빌리지(The Village)까지 걷기로 했다. 빌리지는 북미 최대의 게이 동네라는데 뭔가 특별한 걸 볼 수 있으려나….




전날 해가 지기 전에 찍었던 다운타운 언더그라운드 시티(Underground City) 입구와 예술공연장인 플라스데자(Place Des Arts)의 외관 사진.





게이 빌리지는 애석하게도 매우 매우 조용했다. 메트로 입구의 무지개빛 장식만이 이 곳이 특별한 곳임을 알려주었다. 생 까트린 스트릿을 두고 좌우로 예쁜 카페와 레스토랑, 헤어살롱, 옷가게 등이 즐비하고, 모두 게이 남성에 특화되어 있었다. 길을 건너다 중후한 동양 남자가 지나가기에 얼굴을 얼핏 봤는데, 한때 노래방에서 즐겨 부르던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의 가수 이광조씨인 것 같았다. 너무 어둡고 최근 모습을 본 적이 없어 확실친 않았지만, 이광조씨는 미국의 샌프란시스코에도 살았으므로, 캐나다라면 몬트리올의 게이빌리지에서 만나는게 자연스러운 게 아닐까.... 이러면서 길에서 스친 사람이 그 분이 틀림없다고 마구 우겨본다.    

 




호텔로 복귀하기 전 IGA 마켓에서 산 음식들로 저녁과 다음날 아침까지 해결했다. 팁 문화가 미국과 다른지 어쩐지 확실치 않아서 나오기 전 6달러를 작은 그릇에 넣고 고맙다는 메모를 남겨두었다. 첫날 자고 다음 날 아침 팁을 남겨 두었는데 메이드가 가져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늘 그렇지만, 돌아오는 길은 가는 길보다 빠르게 느껴진다. 고속도로로 곧장 내려오는 대신 샴플레인(Lake Champlain) 호수를 건너 옆 버몬트 주를 따라 내려왔다. 버몬트에 들어오자 마자 아기자기하고 고즈넉한 인심좋은 시골마을의 느낌이 물씬 난다.

 




한겨울의 샴플레인 호수는 언제나처럼 꽝꽝 얼어 있다. 강 한 복판에 구멍을 내고 얼음낚시를 하는 사람들 무리가 보여서 다가가고 싶었지만, 가장자리가 꽤 녹아 있어서 포기해 버렸다. 단단히 얼어 있는 곳을 알고 있는 동네 사람들인 것 같았다. 거센 바람에 금방 코와 귀가 얼얼해졌다.

 

 





-끝-